투데이 연재] 정용상 의 통일이야기
 
가평투데이

 

통일을 위한 장기투자반듯한 통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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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용상

  동국대학교 법과대학.법무대학원 교수

  사단법인 한국법학교수회 명예회장

   ROTC 15기

 


남북관계가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상황이다. 2018년 이후 남북, 미북 정상 간의 대화의 통로가 열려 있다가 20192월 하노이회담의 결렬로 남북, 미북 경색분위기가 역력하더니, 최근에는 북한의 비외교적 폭언과 남북 간의 교류의 상징이던 개성에 위치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군사적 긴장관계를 조성하고 있어 향후 남북관계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북한의 극단적 적대행위는 경제제재로 인한 국민경제의 전반적 피폐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덮쳐 마치 고난의 행군을 방불케 하는 경제적 궁핍 속에서 결사항전(?)의 몸부림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냉정하고도 침착하게 만약의 돌발상황을 예상하여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함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역사를 보면 늘 부침의 연속이었다. 언젠가는 또 마주 앉아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러므로 북한의 우발적 도발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장기적 통일 로드맵에 의한 준비를 충실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남북 간의 통일의 길은 험난하고도 복잡한 방정식이 동반되므로 차근차근 통일역량을 구축하는 방법이 실효적이다.

 

특히 남북관계는 주변강대국 간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정세 및 동북아정세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종합적장기적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남북통일을 위한 전제로 통일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정상국가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며, 그 핵심은 비핵화이다.

 

북한 핵문제는 결코 남북한 간의 독자적 협의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남북문제의 주도권을 쥐고 직접 북한과 협상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 고민이다. 그러나 어떤 경각지세에서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뢰를 전제로 한 교류와 협력을 위한 틀을 쌓아 가야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불신과 갈등의 극복을 위한 상호 정확한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남북 간의 이러한 장애를 극복하고 통일을 위한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남남 간, 남북 간의 갈등해소가 선행되어야 하며, 그에 더하여 실사구시적인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우선 남북남남갈등 원인의 진단과 그 해소방안을 정리해야 하며, 현행의 통일교육의 실태를 평가하고 새로운 통일교육 패러다임의 정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남북의 통일을 넘어서는 동북아공동체의식의 정립을 위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올바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지금은 극한 대치상황이라 통일논의 그 자체가 한가한 공론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포기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이기 때문에 결코 멈추거나 포기할 수 없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남북한 사회에 경제발전, 문화 창달은 물론이고,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안겨 줄 것이다.

 

행복한 통일, 성공적 통일을 위해서는 시대정신에 맞는 반듯한 평화교육통일교육이 참으로 중요하다. 통일교육은 한국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온 국민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해 공통의 가치를 실현할 힘을 모으는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

 

통일교육은 광복이후 한국사회에 깊게 드리워져 있는 남남갈등을 해소하고, 70년 이상의 분단과 대립을 넘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북진통일, 적화통일, 흡수통일 등의 정치적 수사를 앞세우는 허황된 꿈을 도포한 통일논의는 남북 공히 정권적 차원의 정책으로는 몰라도 결코 실현가능성이 희박한 통일방향성이기에 이제는 고전적 통일관점에서 깨어나 좀 더 넓은 의미의 통일개념을 정립할 시대적 당위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탈냉전탈이념의 세계, 국경없는 지역연합 중심의 사회가 대세인 지금, 폐쇄적인 민족통일을 논한다는 것은 시의적절한 방향은 아닌 것 같다. 남북 간의 정치적 통일은 궁극적으로 무력(?)에 의한 11체제를 말함인데 과연 그 통일방식이 현실적으로 한반도에서 가능하며 또한 그 효과가 그야말로 통일대박을 담보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남북이 공히 전혀 그럴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통일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이루어진 흡수통일이다. 단지 참고만 할 뿐이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는 11체제의 완전한 국가통일을 이룰지라도 현실적으로는 신뢰를 구축하여 교류와 협력을 자유로이 하면서 국가연합적(?) 단계를 거치면서 발전적으로는 동북아공동체 중심국가로 기능하기 위한 통일국가로의 예비작업을 함께 진행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면서도 합목적적 방안이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을 감안할 때 우리의 통일교육은 다원화다문화주의를 수용하는 평화교육과 잘 어울리는 방향과 방법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우선 그러한 원대하고도 장기적인 희망을 이루기 위한 기초적 통일교육의 올바른 발전방향은, 첫째, 통일교육정책이 통일의 당위성과 정부의 통일정책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서, 분단의 현실을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통일의 인식차이로 인한 갈등을 합리적으로 소통하여 평화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의사소통교육을 병행해 나가야 한다. 둘째, 통일교육의 내용과 정책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통일부를 비롯한 유관단체가 참여하여 통일교육 내용과 정책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셋째, 대국민 통일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집중된 통일교육 사업을 지역사회로 확대하는 통일교육의 지방화 및 대중화를 기해야 한다. 유관기관단체가 지역사회중심의 통일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통일공감대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세대 간의 상호이해를 통한 통일인식에 관한 세대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다양한 주제로 남남대화의 통로를 열어 주어야 한다. 해방이후 격동의 현대사를 경험한 시니어 세대가 2030주니어 세대와의 문화적정서적 차이에 더하여 통일에 관한 시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호이해를 통한 소통구조가 제도적으로 형성되어야 한다.

 

아울러 유중등 청소년들의 성장과정에서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교육으로, 세대 간 갈등을 예방하고 긍정적인 방향에서 평화통일에 대해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교육부여가부)가 적극적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사 유관단체가 전국적인 청소년사업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통일교육 사업을 총괄적으로 조정하고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즉 민관의 통일교육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가칭 평화통일교육진흥재단 같은 기관이 필요하다. 여섯째, 기타 한국사회의 갈등구조를 해소하고 통일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통일교육지원법의 실효성 확대, 민주시민교육과 연계한 평화통일교육, 독일 통일사례의 교훈과 한반도 분단현실에 적합한 갈등해결교육, 수요자중심의 교수법 활성화, 중등 및 대학과 사회에서의 통일교육 시간확대, 2030세대가 주도하는 통일공감정책 등을 점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사회의 이념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야말로 통일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대북정책통일정책 역시 국민적 합의와 지지가 필요하다. 통일교육은 자유민주주의 신념과 민족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통일관을 정립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통일 환경과 남북 실상에 관한 객관적 이해와 건전한 안보관을 정립하여 평화공존과 화해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통일실현의지를 함양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남북이 하나가 되는데 성공한다면 동북아공동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에 더하여 좀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한중일의 공동체 구성을 위한 전단계로 비정치적 분야인 문화예술학문보건환경분야 등의 교류를 통하여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면 남북한 및 동북아지역에서의 갈등구조를 해소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이러한 교류협력을 통한 공동체 구상의 실현을 위해 새로운 통일교육 패러다임의 정착과 평화교육의 내실화를 통해, 남북한동북아, 궁극적으로는 인류공존공영의 길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될 것이다.

 

1910년 안중근 의사의 미완의 작품 동양평화론은, EU보다 훨씬 먼저 동북아지역공동체의 필요성을 주창하였다. 한중일이 화폐를 통일하여 경제공동체를 만들고, 제국주의적 서세동점을 막기 위한 집단안보체제를 구성하고, 발전적으로 동양 제국(諸國)이 이에 편입하여 동양평화공동체로 확장하여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그의 원대한 평화사상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남북통일과 동북아공동체 형성은 함께 이루어 가야할 우리의 책무이다.

 

편협한 민족주의 논리와 저열한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반듯한 통일교육으로 미래의 통일한국과 동북아공동체 구상을 위해 한국이 그 중심국가가 되는 꿈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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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3/27 [17:04]  최종편집: ⓒ 가평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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